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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다 마모루편 4. 미래의 미라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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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다 마모루편 4. 미래의 미라이

Wonju Seo 2019. 1. 21. 00:11

 호소다 마모루의 작품들은 해당 작품의 주제를 바탕으로 영화의 시간에 따라 성장하는 주인공들을 그려내고 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는 '시간'이라는 주제로 마코토의 성장을 그렸고, '썸머 워즈'에서는 '가족'이라는 주제로 주인공 나츠키, 겐지, 나아가 가족의 성장을 그려냈으며, '늑대 아이'에서도 '가족'이라는 주제로 유키, 아메, 하나의 성장을 그려냈다. 우리는 호소다 마모루의 작품을 보면서 그들의 시각과 관점으로 영화를 관람하며, 그들이 성장을 하는 방법을 배워나갈 수 있다. 최종적으로, 그들이 성장하고 났을 때, 카타르시스 같은 기쁨을 우리는 느낀다. (호소다 마모루는 성장의 결과를 구름으로 표현한다. 속이 개운하듯이 구름을 표현한다.)

 '미래의 미라이'에서도 마찬가지로 시간의 순으로 작품의 주제를 바탕으로 주인공의 성장을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주된 주제라고 한다면 '시간 여행'보다는 '나'라는 주제가 어울릴 것이다. 왜냐하면, 본 작품에서 '시간 여행'은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스포가 다량으로 있으니, 읽을 때 주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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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미래의 미라이

1)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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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미래의 미라이

"어때 오빠? 이제는 조금 내가 좋아졌어?"

 '미래의 미라이'에서 쿤은 딱 그 나이대의 어린 아이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징징대고, 미라이에게 관심을 빼앗기자 심술부리는 것도 그 나이대의 어린 아이 모습을 잘 그려내고있다. 이 부분이 굉장히 호불호를 나타낸 것 같다. 댓글을 읽다보면, 너무 징징댄다고하는데... (저 나이때 안 징징 대는게 신기한게 아닐까? 어른의 관점에서 보려고 하면 쿤은 징징대기만 하는 아이다.) '미래의 미라이'에서 '미라이'가 태어나고 나서, 쿤은 관심을 크게 받지 못한다. 그래서 쿤은 심술이 나있는 상태다. 어떻게든 부모님의 관심을 받아보려고 하지만, 돌아오는건 꾸지람과 화냄이니 쿤이 울음을 터트릴 만하다.

 본 작품에서 쿤이 울음을 터트리고 혼자 도망칠 때마다 환상의 세계 (시간여행)이 시작된다. 처음 여행은, 쿤의 집 강아지인 윳코가 사람 모습으로 나타나서, 쿤도 자신처럼 관심을 빼앗길거라고 심술을 부리린다. 쿤은 이런 윳코에게 재밌게 놀아주며, 윳코의 꼬리를 빼앗아 자신이 윳코가 되어서 집안을 정말 신나게 뛰어다닌다. (늑대 아이가 겹치는 부분이다.) 두번째 여행은, 미라이에게 심술을 부리고 울면서 방을 나갈 때 시작된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미래의 미라이가 쿤을 부르며, 왜 날 싫어하냐고 말을 하면서 쿤을 나무란다. 미라이는 쿤을 나무란 후에, 히나 인형을 치워달라고 부탁을 한다. (3월 3일 이후 정리하지 않으면, 매일마다 결혼할 수 있는 날짜가 미뤄진다는 미신 때문이다.) 히나 인형을 치울 때, 윳코도 함께 도와서 치우게 되는데 이 장면을 긴박감과 재미를 담아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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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미래의 미라이 (맨 오른쪽이 윳코다.)

그렇게 히나 인형을 잘 치우고 나서, 쿤은 다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간다. 쿤은 어린 아이로서 장난감을 널부려놓고, 치우지 않는다. 그러다가 엄마에게 혼나게 되고, 쿤은 엄마가 싫다면서 또 방을 나가는데, 이때 다시 시간 여행을 한다. 이번에는 엄마의 과거로 이동을 한 것이다. 쿤은 과거의 엄마와 만나서, 장난감을 널부려놓고, 책도 다 빼는 등의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일을 같이 하면서 즐거워 한다. (이랫던 엄마가 쿤을 혼냈으니..) 그러다가 결국 할머니가 들어오자, 과거의 엄마는 쿤을 보내고 처절하게 혼난다. (정말 처절하다. 마치 쿤이 혼나는 것과 비슷하다.)

 이때, 쿤은 과거의 엄마가 고양이를 좋아했고,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했는데, 고양이를 키우기 위해서 할머니의 구두에 쪽지를 넣었다는 사실을 알고, 똑같이 자전거를 사달라고 엄마에게 부탁한다. (이를 보고 아빠는 기발한 방법이라고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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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미래의 미라이

 그렇게 쿤은 자전거를 받게되고,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타려고한다. 쿤은 자기보다 나이 많은 형들이 두발로 자전거를 타는 걸 보고, 보조 바퀴를 빼달라고 아빠게 부탁한다. 아빠는 이런 쿤에게 당황하지만, 보조바퀴를 빼주고 쿤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주려고 한다. 하지만, 누구나 알듯이 자전거를 처음 타는건 매우 어렵고 시행착오가 많이 필요한 일이다. 여러번 쓰러진 쿤은 울게 된다. 그리고 미라이가 울게되자, 아빠는 쿤에게 형하고 같이 자전거를 타라고 말하면서 미라이를 챙기게 된다. 이때 쿤은 아빠가 싫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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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미래의 미라이

"무슨 일이 있어도 멀리 봐야 한다"

 그다음으로 다음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바로 이어지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네요) 과거로간 쿤은 아빠를 닮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 사람과 함께 말을 타고 오토바이를 타면서 어떤 것을 타는 방법 배운다. 영화에서는 이 장면을 서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그 시대의 아름 다운 풍경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쿤은 시간 여행 이후에 다시 자전거 타는법을 배우려고 노력한다. 계속 쓰러지지만 포기하지 않고, 과거의 아빠를 닮은 사람에게 들었던 "무슨 일이 있어도 멀리 봐야 한다"라는 말을 계속 떠올리면서, 노력한다. 결국 쿤은 성공했고, 이에 아빠는 "애들은 참 대단한 것 같아. 가르쳐준 것도 없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못하던 일들을 하게 되잖아."라고 말하면서 쿤의 성장을 기뻐한다. 나중에 쿤이 사진첩을 보다가, 결국 아빠로 착각했던 그 사람이 자신의 증조 할아버지였음을 알게된다.

 마지막으로, 쿤의 가족은 피크닉을 가려고하는데, 쿤은 노란색 바지를 입고 싶다고 말했지만, 엄마가 안된다고 한다. 계속 고집을 부리면서, 노란색 바지가 아니면 안갈거라고 쿤은 투정을 부리지만, 아무도 쿤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또, 쿤은 엄마도 싫고, 아빠도 싫고, 미라이도 싫다고 말을 한다. 쿤은 이때, 다시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기차 정류장에 있는 한 청년이 쿤의 마음을 알듯이 말을 하면서 쿤에게 기차를 타지 말라고 하지만, 쿤은 이미 심술이난 상태이기 때문에 기차를 타고 도쿄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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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미래의 미라이

"나는 미라이의 오빠야!"

 도쿄에 도착해서 그 화사함에 놀란 쿤, 처음에는 멋있는 기차들과 역을 보면서 즐거워하지만, 자신이 역을 나갈 수 없고, 미아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쿤은 미아로서 분신물 센터로 이동하는데, 분신물 센터의 관리자가 쿤에게 여러가지들을 물어본다. 엄마 이름은 무엇이고, 아빠 이름은 무엇이고.. 결국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쿤은 결국 외톨이만 탈 수 있는 기차 옆으로 보내지고 무엇인가 이끌려 기차에 들어가는데, 기차가 심상치 않다. 쿤은 너무 무서워서 필사적으로 기차를 탈출한다.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미라이를 보며, 미라이가 기차를 타지않도록 달려가 미라이를 안는다. 그리고 쿤은 자신을 "나는 미라이의 오빠야!"라고 정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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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미래의 미라이

 그리고 미래의 미라이가 쿤을 구하러 오고, 미라이은 자신의 집의 떡갈나무가 시간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 여행이 가능했다고 쿤에게 말해준다. 쿤은 자신의 증조할아버지, 엄마, 아빠의 과거들을 보면서 자신의 존재가 정말 작은 사건들이 모여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증조할아버지가 전쟁에서 죽었다면, 그리고 증조할머니에게 청혼하지 않았다면, 쿤과 미라이는 태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시간적 사건들의 흐름을 Tree의 형태로 표현하고 있으며 (기계 학습의 결정 트리와 흡사하다. 여러 트리가 있으니 랜덤 포레스트인가?) 그 트리의 잎에 있는 사건들을 계속적으로 보여주면서, 쿤의 존재가 단순한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미라이가 사는 현실 즉 미래로 이동했고, 거기서 쿤은 시크한 (기차 정류장에서 만난 청년) 남자가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했던 쿤은 미라이에게 헤어지기 싫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때 미라이는 헤어지지 않는다고 말을한다. 쿤의 시간에는 미라이와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미래의 미라이를 만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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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미래의 미라이

 결국, 쿤은 자신의 현실로 돌아오고, 미라이에게 오빠로서 더이상 미워하지 않고 실증내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바나나를 미라이에게 주면서, 미라이를 바라본다. 영화에서 이때 미라이의 얼굴에 빛이 들어오는 장면을 그려내며, 미라이의 눈빛이 밝아지는 효과를 통해서, 쿤이 바라본 미라이, 즉 성장한 오빠가 본 미라이의 모습을 그려낸다. (아름답고 예쁘게 그려낸다.)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누군가에게 주는 것, 그것은 "사랑"이다. 강신주의 "상처받지 않을 권리"에서 자본주의의 속성을 무너뜨리는 것, 즉 이기심을 무너뜨리는 것은 "사랑"이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자, 나의 이기심이 아닌 그 사람을 위한 이타심으로 무엇인가를 주기를 원하고, 또 주는 행위를 했을 때 기뻐한다. 쿤은 작고 작은 손으로 바나나를 미라이게 주며 먹인다. 이전에 징징대고, 미라이가 싫다면서 도망쳐버린 쿤은 이제 더이상 없다. 이제 성장했고, 앞으로 더 성장해나가서 미래의 미라이를 만날 쿤만이 있을 뿐이었다.

 '미래의 미라이'에서 주인공은 성장하는 쿤이지만, 또다른 주인공은 영화를 보는 관람객이라고 생각한다. 관람객 입장에서 보면, 에이 저건 비현실적이지라고 생각하겠지만,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은 아마 조그만한 사건들이 자신이 존재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쉬이 여길 수 없다. 다양한 선택과 확률과 사건들이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어 우리의 윗세대들이 자식을 낳고 낳어 결국 우리가 된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스스로에 겸허해야하고 소중해야한다. 결국, 다양한 사건들이 모이고 모여 태어난 우리들은 쿤 집의 떡갈나무의 하나의 잎처럼 푸르르고 아름다운 존재들이다.  


 좀 쉬었다가, 신카이마코토의 작품을 다루는 리뷰를 하고자 한다. 신카이 마코토 작품들에서 나는 '주저함, 미련, 그리고 성장'과 '용기, 사랑, 그리고 성장'을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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